
얼마 전 지인과의 대화에서 "남들에게 인정받으려고 너무 애쓰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슴 한편이 무거워졌다. 사실 맞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시점에 권민창 작가의 '잘 살아라 그게 최고의 복수다'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고, 마치 나에게 하는 말 같아서 주저 없이 손에 들었다.
타인의 시선보다 내 마음의 평화가 우선
책을 펼치자마자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남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 살지 말고, 내가 나를 인정할 수 있도록 살아라"라는 문장이었다. 권민창 작가는 이 책에서 우리가 얼마나 타인의 시선에 매몰되어 살고 있는지를 날카롭게 지적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작가가 제시하는 '복수'의 개념이다. 여기서 말하는 복수는 누군가에게 해를 가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무시하거나 상처 준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잘 사는 것만큼 확실한 복수는 없다"는 작가의 말에서, 진정한 승리는 다른 사람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나은 오늘의 나가 되는 것임을 깨달았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처음에는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지만, 결국 그 과정에서 진짜 나 자신을 잃어버렸다"고 고백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었음을 떠올렸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다 보니, 정작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인지 모르게 된 적이 있었다.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일상 속 실천법
권민창 작가가 제안하는 방법론 중 하나는 '마음의 근육 키우기'다. 몸의 근육이 꾸준한 운동으로 발달하듯, 마음의 힘도 일상 속 작은 실천들로 강해진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스스로에게 격려의 말을 건네라",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기준을 세워라"와 같은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나는 특히 "거절하는 연습"에 대한 부분에서 많은 공감을 느꼈다. 작가는 "진정한 배려는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무리해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 한계를 인정하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전까지 나는 거절하는 것을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통해 건강한 경계 설정이야말로 나와 상대방 모두를 위한 배려임을 배웠다.
책의 중반부에서 작가는 자존감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존감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생기는 감정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가며 쌓아가는 신뢰"라는 표현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남들보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어제의 나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려는 노력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는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발견하는 진짜 나
권민창 작가는 혼자만의 시간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혼자 있는 시간이 외롭다고 느끼는 사람은 아직 자신과 친해지지 못한 사람"이라는 문장이 마음에 와닿았다. 현대인들은 끊임없이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나 자신'과는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에서 제안하는 '나와의 데이트' 개념이 인상적이었다. 작가는 "일주일에 한 번은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보라"고 조언한다. 그 시간 동안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순간에 행복을 느끼는지, 나만의 가치관은 무엇인지를 차근차근 탐색해보라는 것이다. 이런 시간을 통해 비로소 다른 사람의 인정 없이도 충만할 수 있는 내적 힘을 기를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책을 읽은 후 나도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점차 나만의 생각과 감정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예전보다 타인의 시선에 덜 신경 쓰게 되었다.
관계에서의 건강한 거리감 찾기
인간관계에 대한 작가의 관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모든 사람과 가까워질 필요는 없다"는 말이 때로는 차갑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 이것이야말로 성숙한 관계의 출발점이다. 권민창 작가는 "진정한 관계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책에서는 "에너지 뱀파이어"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만날 때마다 부정적인 에너지로 나를 지치게 만드는 사람들과는 적절한 거리를 두는 것이 나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라,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요소라는 작가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특히 "미안하다는 말을 남발하지 마라"는 조언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존재 자체를 미안해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작가는 "당신의 존재는 그 자체로 소중하며, 누구에게도 미안해할 이유가 없다"고 단언한다. 이런 마음가짐의 변화가 결국 나를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된다.

내 삶의 주인공이 되는 용기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권민창 작가는 "당신의 인생은 당신이 주인공인 드라마"라고 말한다. 남의 인생을 부러워하며 조연으로 살 것인가, 아니면 내 인생의 당당한 주인공으로 살 것인가를 선택하라는 메시지다. 이 말이 가슴 깊이 와닿은 이유는, 그동안 나 역시 남들의 성공을 부러워하며 내 인생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작가가 제시하는 "잘 사는 것"의 기준도 명확하다. 남들보다 많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며 만족할 줄 아는 것이다. 더 큰 집, 더 좋은 차, 더 높은 연봉을 쫓느라 정작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놓치지 말라는 조언이 현실적이면서도 깊이 있게 다가왔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장 큰 변화는 스스로에게 더 관대해졌다는 것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남들보다 느려도 상관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답게 사는 것'이 가장 멋진 복수임을 깨달았다.
권민창 작가의 '잘 살아라 그게 최고의 복수다'는 단순한 자기계발서를 넘어, 진정한 자아 발견의 여정으로 안내하는 나침반 같은 책이다. 타인의 시선에 지친 모든 이들에게, 그리고 자신만의 길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때로는 혼자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임을 일깨워주는 따뜻한 메시지가 가득한 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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